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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 투자/Resources

트레이딩 구체적 조언 by 두물머리 천영록 대표

by jntrdr 2022.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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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천 대표님 블로그에서 포스팅 두개 퍼옴. 

솔직히 처음 한번 읽고는 이해가 잘 안되서 여러번 읽어 봤네요.

다음에 또 읽어 보려고요.  

 

아래는 글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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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가 꿈인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났다. 돈을 버는 방법은 정해져있는데, 그들에게 이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었다. 또한 사업을 하는 모든 사람, 인생에 중대한 꿈이 있는 모든 사람과도 함께 생각해보고 싶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트레이더 지망생들은 굉장히 많은 연구를 하고 있었다. 트레이딩의 묘리가 매우 어렵고 현묘한 것으로 여겨지니, 그들은 시장에서 볼 수 있는 정보들을 모두 보고 줏어들을 수 있는 모든 전략을 살펴보는 것일테다. 트레이딩은 깡다구가 쎄고 머리가 좋은 사람들에게 호승심을 일으키는 업무여서 매우 매혹적일 터. 그러니 머리를 많이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지런하기도 하다. 머리가 비상하거나 심지어 의사 등 전문직인 사람들이 그래서 트레이딩에 쉽게 빠져들기도 한다. 온갖 정보를 읽고 흥미를 즐기며 업과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이런 조언을 들어봤을 것이다. '돈 버는 방법은 간단하다', '간단하게 생각해라'. 흔한 얘기다.

맞다. 그러나, 모든 진리가 간단하지만 어려운 법이니 이런 이야기가 와닿지 않을 공산이 크다. 정확히 말하면 '돈이 되는 행동을 하라' '돈이 되는 것이 검증되는 행동에 집중해라' '돈이 되는 것을 찾아낸 후 반복해라' '반복 가능할 정도로 간단하게 만들고 찌꺼기에 대한 연구는 뒷날로 미뤄라'는 이야기다.

초반에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시장의 특성들을 입체적으로 살펴봐야만, 무용지물인 지표들과 그나마 의미가 있는 지표들을 구별할 수 있고, 또 주변에서의 허황된 조언들의 진위를 파악할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데 모든 것에서 눈을 떼기는 쉽지가 않다. 간단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아주 많은 훈련이 필요한 일이다. 골프 스윙을 하는 사람한테 무작정 힘을 빼라고 해서 공이 잘 맞는 것은 아니다. 근육이 붙고, 근육 기억이 붙고, 신경이 발달해가면서 진정 힘을 빼도 힘이 느껴지는 경지 뭐 이런 것에 다다르게 된다. 그러니 단계가 있을 테다.

하지만 '돈을 버는' 강을 건넌 트레이더 입장에서 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생각이 너무 많고, 반대로 집중력이 너무 낮다. 모든 노력은 기본적으로 결과값을 향해 있어야 한다. 머신러닝에서는 트레이닝 데이터의 레이블 이라는 것이 있는데 개를 보고 '개다' 라고 알려줘야 AI가 개를 분간하기 위한 미세조정들을 일으키고 학습을 할 수 있다는 기본 원리이다. 당근인 셈이다. 사람도 물론 마찬가지다. 이를 어렵게 말하면 목표함수라고 할 수 있다. 학습의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에 얼마나 가까워지는 지를 측정해야 한다. 그리고 나름의 최적화라거나 학습을 통해서 점차 점수가 높아지도록 노력이 가능해야 한다. 농구나 골프에서 공이 날라가는 방향을 끝까지 확인하는 이유는 그를 통해 방금 내 행동을 미세조정하기 위해서다. 내가 목표하는 어떤 결과값과, 그에 대한 점수판이 있어야만 실력의 개선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마추어들의 행동을 보면 그 반대다. '돈이 되는 행동을 하라'는 조언과 반대로, 돈이 될지 안 될지 절대로 확인도 할 수 없고 확인할 일도 없는 행동들을 많이 한다. 골프 티비를 보면서 허공에 스윙 연습만 죽어라 하는 식이다. 하루종일 골프 장비 기사만 읽는 식이다. 트레이딩을 하기로 했으면, 수전노가 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오로지 '수익'이라는 목표를 향해서만 실력을 가다듬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쿵 저러쿵 15가지 아이디어를 섞은 다음에 좀 부족해 보이니까 저러쿵 이러쿵한 아름다운 관념을 더 섞어서 투자를 해본다. 결과를 본 다음에 내 아이디어들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는 판단하지 않고 또 새로운 정보들을 파헤치고 새로운 지표를 보고 새로운 블로그를 읽는다. 그러다 보면 대부분의 행동은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보장이 전혀 없는 것들이다. 시간은 어마어마하게 투입되고 있다. 시간만 쓴다면 다행이지만 결국 돈도 쓰고 건강이나 관계도 탕진한다.

하루 일과 중에 예컨대 차트를 200장 보고 있다손 치면, 제일 먼저 해야할 질문은 '이 차트를 보면 돈이 되나? 수익에 직결되나? 그렇다는 근거가 있나? 나는 그걸 어떻게 확인하지?'이다. 물론 아무것도 모르겠고 눈 앞이 캄캄하다면 차트 패턴이라도 눈에 익혀야 마음이 편한 점은 이해한다. 그렇다고 '돈도 안되는 거 같은데 난 차트 안 볼래'라며 시도 해보기도 전에 다 닫아버리는 것도 문제지 않은가. 하지만 어느 정도 공부를 했다손 치면, '이게 정말 냉정하게 돈이 되는가'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십여년 전에 고시원에 살면서 오실레이터들만 하루종일 보던 사람이 있었다. 그게 어떻게 돈이 되냐고 묻자 '매우 복잡하다'며 이때와 이때는 다르고 저때와 저때는 다르다며 아주 복잡한 이론을 이야기해줬다. 그때는 그 분이 똑똑해보이다 못해 초인처럼 보여서 그냥 듣고만 있었는데, 지금와 생각해보니 평생 돈을 못 버신 분이고 그 이후로도 영원히 벌지 못하셨다. 동전 던지기와 별 다를 바 없는 오실레이터 이론으로 아주 현란한 설명과 방송은 가능했는지 모르겠지만, 영영 수익으로 연결되는 학습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게 수익으로 이어지는가' 단 하나의 솔직한 질문이면 충분했을 것이다. 희망사항 말고 진짜 수익 말이다. 수익으로 검증되기 힘든 모든 방법론은 희망사항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온갖 취미로 시간을 보내면서 그것이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답은 간단하다고 했지 발견이 쉽다고는 안했다. 일반 투자자들이 차트를 분석해서 수익의 근원을 분명하게 발견하기는 어려워서 거의 불가능하다. 우연찮게 요즘 잘 맞는 패턴은 찾을 수 있겠지만 그것이 장기적으로 지속된다는 검증을 할 툴도 능력도 부족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에 답은 간단하다. 돈을 벌고 싶으면 트레이딩 공부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제서야 '사실 돈이 벌고 싶은게 아니라 재밌잖아, 흥미롭잖아, 취미 생활이라고, 트레이딩으로 부자가 되면 멋져보이잖아' 같은 다른 목표함수들이 나온다. 애초에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었다면, 돈이 벌리지 않을 것이다. 그 치밀한 미세조정을 집중적으로 학습할 일이 없으니까 말이다.

취미 트레이딩이라는 것은 믿지 않는다. 수영을 한다는 건 물에 뜨고 물 위에서 움직이기 위함이다. 취미로 가라 앉는다거나 물을 먹는다는 것은 극히 변태적이고 솔직하지 못한 말이다. 그러려면 무릎 까지 오는 온천에서 발만 퐁당 퐁당 담그는 취미를 찾으면 몹시 만족할 수 있다. 왜 굳이 인생을 건 목표로 포장시켜야 하느냔 것이다 (정말 작은 돈으로 노름 삼아 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괜찮다). 투자를 해서 이겨서 돈을 버는 것이 트레이딩이라면, 그렇지 않은 모든 것은 소비다. 소비를 하는 행위 중에 트레이딩이 가장 비싸지 않은가.

결론은 허구한날 듣는 이야기다. 목표를 명확히 세우고, 그 목표가 조금씩이라도 달성되도록 학습의 방향을 정하고 그 외의 것은 다 집어치워라. 스스로 목표를 속이면 허송세월이 100% 보장 되어 있다. 애초에 목표가 허송세월인 셈이니까. 트레이더 지망생의 99%는 목표에 집중하지 못한다. 공부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근본적으로 산만하다. 겸손해보이기 위해서 목표를 속이고 있다. 목표는 단 하나 밖에 없다. 당장 돈이 되는 방법을 발견해서 돈을 버는 것이다. 집중하면 그나마 정답에 매일 매일 가까워질 수 있다.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내가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이유, 내가 하루에 사용하는 모든 시간들의 이유 역시 내 사업에 집중적인 도움이 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반성을 하면서이다. 내가 사업적으로 하는 많은 행동이 과연 돈을 벌기 위함이라는 사업의 핵심 목표에 절대적으로 맞닿아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허송세월일 것이다. 나머지 모든 것은 사치다. 위대한 사업가들은 나에게 똑같이 말해줬을 것이다. 산만하진 않느냐고. 목표를 향한 행동들이 맞느냐고. 트레이더였던 내가 사업가인 나에게 내리는 호통이다.

 

 

 

 

 

트레이딩 지망생을 위한 호통을 쳤는데, 너무 원리적인 이야기여서 아쉬울 수 있으니 위로의 차원에서 몇가지 구체적인 조언도 덩달아 본다...

지망생들이 가장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영역이 몇가지가 있다.

첫째, 차트의 패턴은 미리 기획되어 있다고 믿어 그를 파악하려고 한다.

둘째, 세력이 있다고 믿으며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셋째, 절대적인 지표의 최적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셋다 매우 정확하지 않은 이야긴데, 왜 틀렸는지를 이해하게 되면 새로운 관점이 열리게 될 것 같다. 흔히 형들이 이야기하는 '확률론적 관점'이 그 핵심이다. 그런데 걱정컨대 이 관념이 이해하기가 쉽지가 않고, 또 위의 세가지 이야기가 참으로 매혹적인 스토리여서 내려놓기가 쉽지가 않다. 그리고 대부분은 내려놓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위의 이야기들을 맹신하며 살아간다. 그게 더 편하니까.

그러나 나의 결론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읽고 만나고 대화한 성공한 투자자와 트레이더가 몇백명이 된다 치면 그 중에 위의 믿음을 가진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혹은 저런 믿음을 가진 사람은 자연스럽게 멀리하게 되었고, 의미 있는 수익을 올렸다는 후일담을 들어본 적은 한번도 없다.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명확한 믿음들인데도 정말 지독하게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잔존하는 도시괴담들이다. (목표 함수 문제...)

차트의 그림과 세력이 있다는 믿음은 비슷한 영역일 수도 있는데, 두가지 중요한 (그리고 대부분이 처음 생각해본) 부분을 이야기해보겠다. 첫째는 차트는 어떤 복잡계 행동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란 것이다. 차트란 수없이 많은 전투의 흔적이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이기고 지는 절대절명의 승부를 했을 수도 있고 안 했을 수도 있다. 큰 승부를 걸었는데 패색이 짙어 10리를 후퇴했을런지도 모른다. 누군가 기획을 가지고 전쟁터의 흔적을 전부 남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 소위 작전일 수는 있다. 삼국지에 나오듯 15리 뒤에 숲속에 복병을 놔두고 일부로 패배하여 물러선 다음 유리한 지형에서 초토화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 묘하게 인위적인 패턴이 숙련된 장수의 눈엔 가끔 들어올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건 일부로 질 때의 이야기고... 일부로 이기면서 차트를 만들어나간다? 완벽한 해석은 아니다.

차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그 그림이 어떤 기획대로 운명적으로 흘러간다는 것이 아니라, 승부가 부딪히는 지점의 '중요도'가 어떨 땐 높고 어떨 땐 낮다는 것이다. 모든 순간이 누군가의 유려한 붓질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전쟁터의 흔적이 따로 있고 패잔병이 도주한 시골길의 흔적이 따로 있다는 구분이다. 매도를 하는 측과 매수를 하는 측이 각자 중요하게 여긴 방어선 비슷한 것이 있어서, 그 방어선이 파괴되는 방향에 따라 모두의 행동 양식이 바뀐다. 누군가는 쫓고, 누군가는 쫓기었을 것이다. 다음 방어선까지. 패배한 쪽은 큰 마음의 상처를 안아서 향후 모든 자원 제약과 심리 상태가 뒤바뀔 정도가 되기 쉽다. 전쟁터와 패주로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지, 모든 순간이 전쟁터였다고 해석하면 한도 끝도 없고 무엇보다 행동할 것이 없다. 그러니 스포츠 경기나 전쟁이나 금융 시장을 읽는 과정은, 주요한 승부수가 던져진 장면들이 무엇이었고, 그 장면들로 인해 미래가 어떻게 바뀌어갔는지를 해석하는 것이다. 그 모든 과정이 어떤 전지전능한 사람의 디자인이었다고 믿는 것은 농구의 신이 NBA 경기 각본을 짰다고 믿는 것과 비슷한데, 매혹적인 관점이지만 아무런 가치가 없는 관점이다.

이런 차트 기획설을 믿는 이유는 뒤에 '세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세력이라는 응집된 군중 행동은 분명 존재하고, 심지어 사기꾼 같은 소규모 세력 집단도 존재한다. 작전을 펼치면서 시장을 교란하려는 팀들도 존재하고, 종종 잡혀가기도 한다. 어떤 팀은 오래도록 배불리 먹고 살기도 한다. 그러나 세력은 거대한 생태계의 일부일 뿐이다. 두번째 포인트가 이것이다.

예컨대 이런 점을 생각해보셨는가. 1천만원으로 투자하는 개미판에 10억 짜리 세력이 나타나서 장을 흔들었다. 이들이 시장 교란을 하자 개미들이 정신이 산만해져서 자기도 모르게 세력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었다. 추격 매수를 했건, 손절을 했건 (둘다 완전히 다른 작전), 탐욕에 의해서건 공포에 의해서건 세력의 자본력 앞에서 내 돈이 뜯겼다고 해보자.

이 세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10억 짜리 애송이 잡아먹는 100억 짜리 세력이다. 100억 짜리 세력은 이 생태계에서 1천만원 짜리 개미 핥기 식으로는 돈을 벌지 못한다. 10억 짜리들이 경거망동 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아그작 잡아 먹어야 칼로리가 채워진다. 눈에 띄는 놈이 나타나면 자원을 추스려서 한방에 공격을 들어간다. 그런데 이 100억 짜리 세력은 1000억 짜리 세력의 점심 식사가 되기 딱 좋다. 1000억 짜리 세력은 누군가 몇십억 짜리 손절을 터트려줘야 영양가를 채울 수 있다. 그래서 100억 짜리가 나타났다는 소문을 들으면 해당 종목이나 해당 가격대에 들어가서 맛있게 냠냠 쩝쩝하기를 고대한다. 참치가 멸치를 잡아먹을 수 없으니 멸치 잡아먹는 고등어 떼를 노리는 격이다. 문제는 참치가 모이면 상어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1조 짜리 세력은 1000억 짜리 세력이 자기 정체를 드러내기를 호시탐탐 기다리고 있다. 어설프게 시장을 누르거나 시장을 끌어올리면 잘됐다며 반대로 휩쓸어버릴 참이다. 그런데 1조짜리가 1000억 짜리를 잡아먹기에 앞서서 매우 고민이 되는 지점이 있다. 저 놈이 1000억 짜리인지, 나 잡아먹으러 온 10조 짜리 펀드의 낚시 바늘인지 도무지 파악이 안된다. 내 정체가 드러나지 않았다면 갑자기 10조 짜리 펀드가 시골 구석에서 나타날 리가 없다는 생각으로 덜덜 떨며 1000억 짜리 몸통을 콱 깨문다. 제발! 상위 포식자가 아니기만을 기대하면서!

자, 100억 짜리 세력한테는 10조 짜리 세력은 아무런 의미 없다. 플랑크톤이나 먹는 새우 먹는 쏘가리 먹는 고등어한테 옆에 고래상어가 나타난들 그냥 친구일 뿐이다. 고래상어 때문에 밥벌이가 망했다고 주장하는 고등어가 있으면 그 생태계에서 생존하기가 몹시 힘든 친구일 것이다.

그러니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세력이 있다? 매우 낭만적인 사고다. 실제 생태계는 어마어마하게 살벌하고 치열해서 어줍짢은 세력이 나타나면 누가 먼저 잡아먹느냐 눈치 싸움이 되기 쉽상이다. 물론, 그 와중에 사고는 발생한다. 프로들은 그 사고 혹은 작전 혹은 전투의 주체를 먼저 상상한다. 어느 정도 규모의 세력이 누구랑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는지를 보고, 어느 쪽이건 패색이 짙은 놈을 함께 공격하는 식이다. 단, 뒷배가 없기를 기도하면서 말이다. 그런 하이에나 같은, 패잔병털이 같은 트레이더 집단들이 군집을 만들어서, 고래 한마리가 객사하면 다같이 몰려들어 뜯어 먹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꼬리를 흔들며 유영하는 곳이 시장이 아닌가. 세력한테 털린 이유는 개미 잡아먹는 수준의 세력이 나타나는 동네에서 어떻게 한번 나도 패잔병 털이하려고 대기하다가 함께 털린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애초에 세력이 가격 올려주면 올려줘서 좋고, 가격 내려주면 가격 내려줘서 좋은 방식으로 투자를 해야지 말이다.

이러니 절대적인 지표라는게 만들어지기가 매우 어렵다. 생태계에서 먹고 사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매일 아침 특정 암초 옆에 가면 배터지게 포식할 수 있는 기막힌 장사터가 있더라는 믿음은 복잡계를 이해못해서 생기는 일이다. 패잔병 털이를 하려면 같은 동네에서 일년 내내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전투가 발생하는지를 부단히 찾아다니는 일 뿐이다. 그러니 이러쿵 저러쿵 지표라는 것들은 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 때문에 전쟁이 발생하고, 패색이 짙을 때는 15리를 아무 생각 없이 후퇴하는 현상은 한결 같다. 쌀이고 창이고 다 집어던지고 도주하기 바쁜 인간의 심리도 한결 같다.

내가 지표 중에 하루에 한시간 이상 신경 쓰던 유일한 지표가 있다면 지지 혹은 저항선이다. 20일선, 120일선, 250일선, 장중 피벗차트, 전부 다 봤다. 무엇이라도 누군가에게 방어선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창든 이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살펴봤다. 무엇이 특별히 더 맞지도 않는다. 그 날 그 날 전쟁터는 모두 다르고, 어떤 날은 피가 한방울도 나지 않는다. 그저 어디선가 큰 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 따름이다. 그 전쟁이 나타날 때 그 양상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차트를 바라보며 그 다음 향방을 예측하는 것과는 정말 정말 다른 행위이다. 전쟁이 벌어진 직후에 패잔병이 뛰어가는 방향만이 일시적으로 예측 가능할 뿐이다. 복병을 만나기 전까지, 더 큰 세력이 등장하기 전까지, 딱 그때까지만의 눈치 싸움이다. 운명론과 확률적 해석의 차이다.

트레이딩과 투자는 다르다. 투자는 기업과 자본주의에 투자한다. 장기간 이기는 싸움을 만들어놓는 것이다.

트레이딩은 뭐 엄청 세련되어 보일지 몰라도, 알고 보면 전쟁터에서 피를 뒤집어 쓴 부대장의 모습이라 위와 같은 표현들을 썼다. 전쟁터에서 먹고 사는 법은 전쟁 끝나고 패잔병들이 놓고 간 금니 뽑고 지갑 털고 창 줏어서 빨리 파는 지저분한 일인 것이다. 함께 전쟁을 하고 있거나, 누가 이길지를 예측하는 것은 장사에 이롭지 않다. 낭만적인 부분은 쥐뿔도 없고, 낭만 따지는 사람이 괜히 휩쓸려서 화려하게 산화하기 딱 좋다. 나는 패잔병 털이라고 매일 백번 외치고 정체성을 가다듬은 다음에 시장에 참여할 것이 아니라면, 굳이 트레이딩으로 밥벌이를 해야겠는가?

물론, 깡패에게도 낭만은 있는 법. 나는 트레이딩을 몹시 사랑했었다. 세상 만사 다 그토록 비낭만적이라는 낭만이 있었다.

 

 

들리시지 않겠지만 항상 좋은 글, 영상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천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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